티하우스 하다에서 명지대 석좌교수님이신 윤용이 교수님을 모시고 영남 지역의 신라와 가야 문화 속에 깃든 차와 도자, 불교문화의 흔적을 따라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답사는 단순히 유적을 둘러보는 여정이 아니라 고대 영남의 문화 속에서 흙과 불, 신앙과 생활,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교류하며 스며들었는지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신라의 불교문화가 깊이 자리한 경주와 가야의 토기문화와 해상교류의 자취가 남아 있는 김해·고령을 따라 걸으며 오래된 유적 안에 담긴 시간을 천천히 읽어보았습니다.

첫 여정은 경주 남산 탑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경주 남산은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불교 유적이라 불릴 만큼 신라 불교문화의 정수가 남아 있는 곳입니다. 바위와 숲, 불상과 탑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남산의 길을 걸으며, 신라인들이 자연 속에 신앙과 조형 문화를 어떻게 담아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어 남산박물관에서는 남산에서 출토된 불상과 석조문화재를 통해 신라인들의 신앙 세계와 미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석조 불상의 표정과 자세, 조각의 선과 균형 속에는 한 시대 사람들이 추구했던 가치와 아름다움이 담겨 있었습니다.
월성에서는 신라 왕경의 중심을 거닐며 천년 수도 경주의 역사적 흐름과 왕실 문화의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분황사에서는 선덕여왕 시기의 대표 사찰이 지닌 역사성과 모전석탑의 독창성을 마주했고, 황룡사지에서는 신라 최대의 국가사찰이 품었던 불교적 이상과 국제적 위상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김해와 고령으로 향했습니다. 국립김해박물관에서는 가야의 철기문화와 해상교류, 토기와 생활문화를 중심으로 가야 문화의 특징을 살펴보았습니다. 신라와는 다른 방식으로 발전한 가야의 문화는 보다 역동적이고 개방적인 교류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김수로왕비릉에서는 가야 건국 설화와 국제 교류의 상징성을 되새겼고, 대성동고분박물관에서는 가야 지배층의 무덤과 출토 유물을 통해 당시의 권력 구조와 장례문화, 토기와 철기의 세계를 살펴보았습니다.
김해에서는 정호요 임만재 작가님의 요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요장 입구에는 꽃들이 조용히 피어 있었고, 그 풍경은 마치 작가님의 작업 세계로 들어가는 작은 문처럼 느껴졌습니다. 직접 지으셨다는 작은 집도 함께 둘러보았습니다. 때때로 혼자 머무르신다는 그 소박한 공간은 화려함보다는 담백함에, 쓰임보다는 마음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흙을 만지고 불을 다루는 작가의 시간이 그 작은 집 안에도 흐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곳에서 작가님께서 내어주신 말차를 함께 마셨습니다. 한 잔의 말차는 단순한 대접을 넘어,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도자를 만드는 손, 차를 내는 마음, 사람을 맞이하는 태도가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따스히 머무는 시간 동안, 오늘을 살아가는 작가의 삶 속에서 이어지는 흙과 차의 정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후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는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대가야의 고분들을 걸으며, 죽음 이후의 세계를 대하는 고대인의 마음과 그들이 남긴 장대한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이번 답사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윤용이 교수님의 해설이었습니다. 유물과 유적은 그 자체로도 많은 것을 말하지만, 그 배경과 맥락을 따라가면 훨씬 더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교수님의 설명을 통해 우리는 그것들이 그 시대 사람들이 살아가며 염원하는 세계에 대한 기록임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차와 도자는 언제나 생활 가까이에 있지만 그 안에는 시대의 미와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티하우스 하다는 앞으로도 차 한 잔이 열어주는 느림의 시간 속에서, 우리 문화가 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가치를 함께 살펴보는 자리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이번 답사에 함께해주신 윤용이 교수님, 정호요 임만재 작가님, 그리고 참가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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